해 안 가(海雁歌)
만포(晩圃) 김영비(金英庇) 지음
해국추광모(海國秋光暮) 바다에 가을빛이 저무니
상한안진고(霜寒雁陳高) 찬 서리 내리고 기러기 떼 높이 나네.
우심전전야(憂心輾轉夜) 시름으로 잠 못 이루는 밤에
잔월조궁도(殘月照弓刀) 으스름달만 활과 칼을 비추누나.
서해어룡동(誓海魚龍動) 바다에 맹서하니 어룡이 움직이고
맹산초목지(盟山草木知) 산에 맹서하니 초목도 아네.
대해종어약(大海從魚躍) 넓은 바다는 물고기가 마음껏 뛰놀게 하고
장공임조비(長空任鳥飛) 높은 하늘은 새들이 마음껏 날게 한다.
《동국시집(東國詩集)》에 실려 있으며《동조보감여사여지(東朝寶鑑麗史與地》에 기록되어 있다. 《전고대방(典故大方)》에 의해 고증되었다.
※ 전고대방 : 조선 후기의 학자 강효석(姜斅錫)이 우리나라 고대로부터 근세에 이르는 각종의 참고 자료를 수집하여 편찬, 간행한 책